[몸캠피싱 피해 사례 01] 동영상유포사기, 가해자 홍보 요구에 대처하는 방법(미성년자, 홍보요구)
“돈이 없으면 다른 방법으로 갚아.”
“계정을 만들어서 내가 알려주는 아이디를 홍보해.”
“네 통장으로 돈을 받은 다음, 내가 보내라는 곳으로 다시 보내면 영상을 지워줄게.”
몸캠피싱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돈만이 아닙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이거나 경제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회초년생이라면 당장 송금할 수 있는 금액이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해자들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금전갈취가 어려운 연령대에게 몸캠피싱 피해를 입히고 협박을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가해자는 송금할 여력이 없는 점을 확인한 뒤 협박을 멈추는 대신, 피해자를 자신의 범행에 이용하려는 방향으로 요구를 바꾸기도 합니다.
랜덤채팅이나 소개팅 앱 계정을 새로 만들게 하고, 트위터(X)에 라인·텔레그램 아이디를 홍보하도록 시키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특정 계좌로 입금된 돈을 다시 송금하거나 현금으로 전달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해자는 영상을 지우기 위해 잠깐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계정은 또 다른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통로가 될 수 있고, 전달한 돈은 다른 범죄의 피해금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몸캠피싱 피해자가 가해자의 지시를 따르다가 새로운 범죄에 연루되는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01. “돈 대신 홍보하면 끝내주겠다”는 말을 믿으면 안 됩니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다른 조건을 제시합니다.
“한달만 홍보해 주면 영상을 삭제하겠다.”
“홍보 잘하면 유포도 안하고 용돈도 주겠다.”
“내가 보내는 문구를 그대로 올리면 된다.”
처음 들으면 큰 문제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돈을 보내는 것도 아니고, 가계정을 몇개 만드는 일이라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해자가 요구하는 홍보 문구에는 라인이나 텔레그램 아이디, 소개팅을 암시하는 사진, 새로운 대화 상대를 모집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만든 랜덤채팅·소개팅 앱·SNS 계정을 통해 다른 사람이 가해자와 연결되면, 그 사람 역시 영상통화나 악성파일 설치를 유도받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는 단순한 게시물 한 개였지만, 범죄조직에는 새로운 피해자를 찾기 위한 접촉 창구가 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게시물을 본 사람에게는 범죄조직이 아니라 피해자가 만든 계정이 최초 접근자로 보이게 됩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게시물 작성 기록, 계정 가입 정보, 로그인 기록 등이 피해자 쪽에 남을 수 있습니다. 가해자는 뒤에 숨고, 협박받은 피해자가 다른 피해자를 유인한 사람처럼 보이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영상을 삭제해 주겠다는 조건으로 계정 생성이나 아이디 홍보를 요구받더라도 절대 응하지 않아야 합니다.
02. 돈을 받아 다시 보내달라는 요구는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네 계좌로 돈을 받을 테니 다른 계좌로 보내줘.”
“입금된 돈에서 일부는 네가 가져도 된다.”
“내 돈인데 계좌에 문제가 생겨서 대신 받아달라는 것이다.”
이런 설명도 믿어서는 안 됩니다.
몸캠피싱 가해자가 피해자의 계좌를 이용하려는 이유는 자신의 이름과 계좌를 직접 노출하지 않기 위해서일 수 있습니다. 다른 피해자가 송금한 돈을 여러 계좌로 나눠 보내게 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해 전달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자금의 흐름을 복잡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는 협박을 받아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거래 기록만 놓고 보면 피해자의 계좌로 돈이 들어온 뒤 다른 곳으로 이동한 모습이 남습니다.
대가를 전제로 한 대여·보관·전달·유통은 국내법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책임은 범행을 인식했는지, 어떤 강요를 받았는지, 대가를 받았는지와 같은 실제 경위에 따라 달라지므로 즉시 행동을 멈추고 사실관계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자신의 통장으로 들어온 돈을 가해자가 지정한 계좌에 다시 송금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해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행동은 하면 안 됩니다.
“이번 한 번만 하면 끝난다”는 약속도 신뢰할 수 없습니다.
한 번 응하면 가해자는 피해자가 지시에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새로운 계좌를 만들거나 더 많은 돈을 전달하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03. 가해자의 요구를 들어주면 협박이 끝날까요?
대부분의 피해자는 영상을 지우고 협박을 끝내기 위해 요구를 따릅니다.
하지만 계정을 만들어주거나 돈을 전달한 뒤에도 가해자가 영상을 삭제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피해자가 지시에 따랐다는 사실을 이용해 또 다른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네가 사람들을 모집했으니 신고하면 너도 처벌받는다.”
“네 계좌로 돈을 받았으니 이제 공범이다.”
“시키는 대로 계속하지 않으면 경찰에 네 정보를 넘기겠다.”
처음에는 영상으로 협박하던 가해자가 이제는 피해자가 했던 행동까지 협박의 재료로 삼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행동이 알려질까 두려워 신고를 더욱 망설이게 됩니다. 그러나 요구를 계속 들어줄수록 게시물, 송금, 계정 생성 기록이 늘어나고 상황을 설명해야 할 범위도 넓어집니다.
이미 한 번 응했다면 숨기기보다, 바로 중단하고 왜 그 행동을 하게 됐는지를 보여줄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04. 요구를 받는 순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가해자가 계정 생성, 아이디 홍보, 입금·송금을 요구했다면 더 이상 지시를 따르지 않아야 합니다.
다만 급한 마음에 모든 대화와 계정을 먼저 삭제해서는 안 됩니다.
가해자의 프로필과 아이디, 최초 협박 내용, 영상을 유포하겠다는 메시지, 계정 생성이나 송금을 지시한 내용, 전달받은 계좌번호와 금액을 캡처해 두어야 합니다.
특히 “영상을 지우려면 홍보하라”, “시키는 대로 송금하라”는 대화는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범행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협박을 받았다는 경위를 설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계정을 이미 만들었다면 다음 내용을 확보하세요.
계정 아이디와 가입 시각, 가해자가 전달한 홍보 문구, 게시한 글과 사진, 가해자가 알려준 라인·텔레그램 아이디, 게시물을 본 사람과 주고받은 대화 내역입니다.
송금 요구에 응했다면 입금된 계좌, 송금한 계좌, 예금주, 금액, 거래 시각, 이체확인증을 정리해야 합니다. 아직 계좌에 돈이 남아 있다면 가해자의 지시대로 다른 곳에 보내거나 임의로 사용하지 말고, 해당 금융회사와 경찰에 상황을 설명해 안내를 받아야 합니다.
긴급한 협박이나 추가 범죄가 진행 중이라면 112에 신고할 수 있으며, 온라인으로는 경찰의 범죄 신고·상담 창구를 통해 접수 절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05. 이미 홍보하거나 돈을 보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미 가해자의 요구를 한 차례 들어줬다고 해서 상황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우선 새로운 게시물 작성과 추가 송금을 즉시 중단하세요. 계정을 더 만들거나 다른 사람에게 가해자의 아이디를 전달해서도 안 됩니다.
그다음 사건의 흐름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을 처음 만난 플랫폼, 영상통화를 진행한 시점, 협박이 시작된 시점, 계정 생성을 요구받은 시점, 실제 게시물을 올린 시점, 돈을 받고 보낸 시점을 순서대로 적어보세요.
가해자에게 받은 지시를 숨기기 위해 대화 내용을 조작하거나 삭제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게시물을 본 사람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말을 맞추려 해서도 안 됩니다.
수사기관이나 상담기관에 상황을 설명할 때는 “제가 한 일이 문제가 될까 봐 말하지 못했다”는 부분까지 솔직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요와 협박을 받은 정황, 가해자가 영상을 이용해 통제한 과정, 금전적 이익을 얻었는지 여부 등은 사건의 경위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06. 미성년자는 혼자 해결하려 하지 않아야 합니다
미성년 피해자는 부모님이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워 가해자의 요구를 따르기도 합니다.
“부모님에게만 알려지지 않으면 된다.”
“학교 친구들에게 보내는 것보다 계정 하나 만드는 게 낫지”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는 바로 그 두려움을 이용합니다.
부모님이나 보호자, 학교 상담교사처럼 믿을 수 있는 성인에게 현재 상황을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보호자는 피해 사실을 들은 직후 “왜 그런 대화를 했느냐”, “왜 시키는 대로 했느냐”고 몰아붙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자가 비난받을 것을 두려워하면 계정 생성이나 송금 사실을 숨길 수 있고, 가해자는 그 틈을 이용해 협박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먼저 추가 행동을 멈추게 하고, 자료를 함께 확보한 뒤 신고와 전문 대응업체를 통해 상담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07. 몸캠피싱 피해가 다른 범죄로 이어지기 전에 멈춰야 합니다
몸캠피싱 조직은 피해자의 돈만 노리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돈이 없는 피해자에게는 계정과 노동력을 요구하고, 자신의 계좌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피해자의 통장을 이용하려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를 찾기 위해 피해자가 만든 SNS 계정과 게시물을 범행의 입구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미성년자와 사회초년생은 경험이 부족해서 범죄에 가담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적인 영상이 가족과 친구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극심한 공포 속에서, 가해자가 제시한 선택지가 유일한 해결책처럼 보였기 때문에 따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해자가 제시한 방법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새 계정을 만들지 말 것, 가해자의 아이디를 홍보하지 말 것, 돈을 받아 전달하지 말 것, 통장·카드·인증정보를 제공하지 말 것.
그리고 이미 요구를 따랐다면 행동을 즉시 중단하고, 협박받은 과정과 지시 내용을 그대로 보존해야 합니다.
라바웨이브는 몸캠피싱 피해 상담에서 영상 유포 여부뿐 아니라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계정 생성이나 금전 전달 등 추가 행동을 요구했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피해자가 어느 단계까지 요구에 응했는지에 따라 보호해야 할 계정과 금융정보, 확보해야 할 증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몸캠피싱 피해를 당한 뒤 가해자의 범죄에 이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혼자 숨기면서 지시를 계속 따르지 마세요.
가해자의 요구를 중단하는 순간부터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대응이 시작됩니다.